[미담] 어느 노인의 고백 '1,300원의 깨달음'
…원주 90번 시내버스 기사님께 '감사'
| 2018. 06.05(화) 18: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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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양보의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를 끄집어 내어 행동하기란 그리 쉽지 않는 것이, 더 사회를 삭막하게 하는 요인의 한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에, A 노인(77세)의 고백에서 다시 한 번 잔잔한 깨우침을 읽는다. 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메스콤을 통해 고마음을 전하고자 제보한다.
그러니까 지난 5월 어느 날, 정확히 말해서 5월 11일 아침 7시20분경 원주시 흥업면 자감교 버스 정류장에서의 일이다.
90번 시내 버스에 승차하여 요금을 지불하기 위해 카드를 찿았으나 카드가 없는 것이었다. 나름대로는 항상 카드나 현금을 미리 손에 들고 버스를 기다리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 날은 확인을 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미 버스는 출발하였고 참으로 난감한 상황에서 5.000원 권으로 지불하려는데 기사님께서 "다음에 내시라"는 것이었다.
그 한마디가 참으로 고맙고도 한편으론, 창피하기도 한 마음을 안고 목적지에 도착, "고맙다"는 입 인사를 하고 내리려는데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말에 감동을 받고 내렸다.
이 날 하루 종일 묘한 생각에 잠겨 있었고, 그 생각의 끝에 인생의 가치가 무엇이며, 돈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골돌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백원짜리 동전, 천원짜리 지폐가 뒹굴어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경제의 윤택함에서 1,300원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70평생이 넘도록 감사와 배려, 양보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준 기사님을 생각하니 부끄럼이 온 몸을 엄습해 옴과 함께 창피함에 전율을 느꼈다.
왜냐하면, 원주시의 대중교통은 서울의 교통 여건과 좀 시간 격차가 심한 편이어서, 한 대를 놓치면 예정된 약속시간을 지킬 수 없는게 현실이다. 특히 공휴일엔 더욱 심한 편이어서 대중교통에 대한 불평, 불만에서 오는 불신이 큰 터 였다.
배차 시간이 일정치 않고 제멋대로인 것 같아 시청에 시정을 요하는 민원도 제기 해 봤으나, 그 때뿐 소 귀에 경읽기란 속담에 지나지 않는 터 였다.
그런데 이 날 그 불평, 불만, 불신이 장마비에 씻기듯 가슴을 확 뚫는 배려의 깨달음을 얻었다.
그 후 그 기사님을 보지 못 했다. 다시 한 번 고마움의 마음을 지면을 통해서나마 전한다. "고맙습니다."
한국타임즈 최영호 기자 sisa0439@nate.com 한국타임즈 최영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