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 밥그릇 챙기기에는 與野 없었다?

전직 국회의원들에게 혈세로 월130만원씩 품위유지비 지급키로

2010. 08.24(화) 17:17

[김호성 기자] 요즘 장관 등 고위 공직자들의 인사청문회로 정치권이 떠들썩한 가운데, 국회에서는 65세 이상 전직 국회의원들에게 월 130만원씩을 연금 형식으로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법안을, 지난 2월 국민들도 모르게 슬쩍 통과시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국회는 지난 2월25일, 국회 본회의에서 65세 이상 전직 국회의원들에게 품위 유지 등을 내세워 월 130만원씩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헌정회 육성법 개정안을 여야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통과 시켰다고 한다.


헌정회는 전직 국회의원 출신 원로 정치인들의 모임으로, 헌정회 지원법 개정안은 지난 2월 17일 국회운영위 소위원회를 거친 다음 세부적인 절차나 지급기준에 대한 찬반 토론도 없이 2월 24일 상정되어 하루 만에 본회의에서 일사천리로 통과 시켰다.


국회의원들이 여야 나뉘어 원수처럼 서로 싸우다가도 제 밥그릇 챙기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특히 민주노동당까지 합세하여 전폭적인 지지로 통과시켰다고 한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자 다수의 국민들은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강하다.


행정부의 일방적인 독주를 견제하고 조정 감시해야 할 국회가 제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찬반 토론도 없이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없을뿐만 아니라, 중앙정부나 공기업, 지자체들이 빚더미에 눌려 갈팡질팡하고, 불경기에 지친 서민들은 허리띠 졸라매고 아우성인데, 과연 국회의원들의 이런 행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실소만 자아내게 할 뿐이다.


사회적 합의 과정이나 공론화 과정없이,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도 모르게 일사천리로 처리된 법안은 '원천무효'인 법안이 아닐런지... 뒤늦게 이를 알고 분노하고 있는 다수의 국민 입장을 생각해서라도 지난 2월 통과된 '헌정회 육성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국회 스스로 재검토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타임즈 김호성 기자 hskim0518@hanmail.net        한국타임즈 김호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