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4.27 재보선…野 '단일화의 힘' 컸다

2011. 04.28(목) 09:52

[김호성 기자] 이번 4.27 재보선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의 위력이 유감없이 그 힘을 발휘했다. 향후 야권연대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며, 다가오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4.27 재보선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분당 을(乙), 김해 을, 순천, 그리고 강원도지사 선거 등 주요 선거에서 처음으로 100% 단일화를 성공시킨 야권연대 앞에서 한나라당은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호남 지역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에서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등 4당의 지지율은 모두 합해도 한나라당 지지율에 못 미치거나 엇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4개 정당의 단일 후보는 대다수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앞질렀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예를들어 분당 을에서 23~24일 실시된 한 여론조사를 보면 한나라당 지지도는 38.6%, 야4당 지지도는 합해서 21.2%였다. 하지만 선거에서 '여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는 37.6%, '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는 45.2%였다. 유권자들이 야권의 개별정당들에 대해서는 선호하지 않더라도, 반여(反與)정서는 그만큼 깊고 넓다는 뜻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는 작년 6.2 지방선거에서도 광역 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 서울, 경기, 인천, 부산, 경남 등에서 승리를 얻어냈거나 한나라당을 초긴장으로 몰아갔다. 이번 재보선에서는 지난번보다 성사율도 높아지고 결속력도 강화된 형태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곳곳에서 다시 한나라당을 코너로 몰아넣었다.


순천에서는 김선동 민주노동당 후보로 단일화되자 민주당 인사들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김 후보가 예상을 깨고 낙승했다. 단일화 효과가 반감(半減)되지 않은 것이다. 분당 을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민주노동당 지지자의 70%, 국민참여당 지지자의 100%가 손학규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분당 을에서 손 후보가 후보 단일화로 인해 최소 10%는 플러스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야권은 이 여세를 몰아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단일 후보를 내세워 의회권력과 정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민주당의 야권연대·연합 특위 위원장인 이인영 최고위원은 "각 정파들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야권 단일화의 감동과 신선도를 어떻게 높일 수 있느냐가 과제"라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단일정당론, 페이퍼정당론, 정책연대론 등 다양한 방법의 후보 단일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4당이 합당에 이르지는 못하더라도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선 민노당의 강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등 구체적인 논의가 벌써부터 진행 중이다.


결국 현재와 같은 반여 정서가 반전(反轉)되지 않는 가운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야권 단일 후보 대(對) 한나라당 후보의 1대1 대결이 이어지면 야권이 승전보를 독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재보선에서 나타난 결과는 한나라당이 내년에 있을 선거에서도 돌파구를 찾기가 어렵다는 걸 예고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며, 향후 그에 대한 대책을 어떻게 준비해 나가는지 관전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성 싶다.


한국타임즈 김호성 기자 hskim0518@hanmail.net        한국타임즈 김호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