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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우리가 피켓을 드는 이유"

…자발적 시민참여가 만들어낸 공동체의 희망
…풍암 거리선전이 광주 전역으로 번져
2017. 01.05(목) 18:30확대축소
[2017년 1월 5일(세월호 참사 996일째) 광주광역시 풍암동 장미공원 사거리에서 거리선전을 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한국타임즈 김성찬 객원기자] 부끄럽고 추한사건! 부정과 비리가 난무한 역사를 뒤로한 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사회의 모순과 불평등이 민낯으로 드러나고, 연일 터지는 비정상 뉴스의 홍수에 숨이 가빴지만, 탄핵 촛불로 하나가 되어 희망을 밝힐 수 있음에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지나간다.

함께 분노하며 자발적이고 역동적으로 팽팽했던 촛불의 관심이 일상의 분주함을 핑계로 느슨해져 버리진 않을까?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이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면서 역사는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다시 반복된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관심의 끈을 놓치 말아야 할 이유이다.

연말 연초 공중파 뉴스에 세월호에 관한 뉴스가 방송된다. 공중파에서 다뤄줄 정도로 우리 사회가 변해가고 있나? 아니면 주류 언론이 진정 변화하고 있는 걸까?

작년 2주기 취재 무렵, 세간의 관심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사라진 7시간을 계기로 촛불의 기적을 타고 부활 하는듯 해 반갑다.

오는 9일이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일천일이 된다. 하지만 사고 원인과 구조 과정의 온갖 의혹 들이 규명되지 못하고, 심지어는 특조위의 활동마저 강제 종료되면서 진실은 표류하고 있다.
[출근길 풍암동 장미공원 사거리의 피켓 모습]

어쩌면 세월호는 진실과 은폐, 잊혀짐과 기억이라는 구도의 프레임이 존재하는 듯 하다.

아직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고 아홉명의 미수습자가 남아 있는 현재진행형의 과제를, 진실과 기억으로 풀어내야 함은 역사의 숙제이다. 우리의 관심이 여기에서 멈춰버린다면 또다시 이 끔찍한 재앙이 되풀이 되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각종 인재가 끊이지 않고 되풀이 되는 우리 사회는 마치 금이 간 빙판길 위를 걷는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사회는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으로 세상을 지탱해주는 기둥과 같은 존재들이 있어 매우 희망적이다.

평일 출근 길, 광주광역시 풍암동 장미공원 사거리를 지날 때면 하루도 빠짐없이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세월호의 진실규명을 외치며 거리 선전을 하고 있는 이들은 풍암 촛불 회원들이다.

아픈 가슴 가눌 길 없어 촛불로 나눴던 추모의 마음이, 관심과 실천만이 변화를 담보한다는 믿음 아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거리로 그들을 나서게 했다고 한다.

풍암동에서 첫 번째 피켓 거리선전부터 참여했던 조계현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마을 촛불 활동에서 처음 제안됐던 거리선전은 안면도 모르던 20여명의 풍암동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시작됐어요"라며 첫날을 상기한다.

"700회째를 훌쩍 넘긴 풍암 거리선전을 처음 시작할 즈음에는 피켓을 든 사람도 멋쩍어하고 보는 이들도 낯설어 했었죠. 하지만 요즈음은 익숙한 풍경이 되어 운전자들도 창문을 내려 격려 해주고 따뜻한 음료를 전해 주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 졌어요"라고 피켓을 드느라 꽁꽁 언 손을 불어가며 조 씨는 말한다.
[비가 오는날에도 어김없이 거리 선전을 하고 있는 노대동 주민들]

풍암동에서 시작된 거리선전은 신가, 첨단, 수완지구까지 영향을 주어, 광주 전역으로 퍼지는 계기가 됐다. 한 사람의 실천이 세상을 움직이게 하고 변화의 씨앗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하는 쾌거이다.

조계현 씨는 작년 3월부터 남구 노대동 사거리로 자리를 옮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풍암 사거리를 뒤로하고 새롭게 시작했던 노대 사거리도 처음은 외롭게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 합류로 이곳 역시 노란 물결이 출렁이고 있다.

개인주의와 물질주의로 물든 세상에, 사회에 보약같은 일이다. 동네 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공동체의 따스함이 느껴진다.

우리 동네에서부터 시작된 변화가 우리 자신들의 성찰과 변화를 이끌어 내고, 이러한 힘이 모아져 다시는 이런 아픔이 되풀이 되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힘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노대 사거리에서 거리선전 활동을 펼치는 시민들의 모습]

몇일 전 12월28일은 풍암 거리선전의 700회를 맞는 날로 풍암촛불과 남구촛불 회원들이 함께하며 사거리를 피켓으로 가득 메웠다.

촛불모임 회원들은 거리선전과 더불어 세월호 리본 나눔 활동, 천일 순례, 팽목항 문화제 등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풍암동 장미공원사거리에서 700번째 거리선전을 펼치고 있는 풍암촛불과 남구촛불 회원들의 모습]

이들이 알리고자 하는 것은 바로 거짓과 은폐의 프레임을 깨고 진실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것,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온전한 인양, 미수습자의 수습 필요성에 대해 알리고 관심과 연대를 이끌어 내는 것이리라.

조 씨는 "유가족들이 이젠 그만 활동해도 괜찮다는 말을 할 때까지 활동을 할 계획이다"고 말하며, 굳게 닫는 입술에서 그의 진정성이 묻어 나온다.

당초 작년 7월 완료를 목표로 했던 세월호 인양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그나마 이제라도 리프팅빔이 성공적으로 설치되었다니 지연 없이 뭍으로 올라오길 바랄 뿐이다.

1,000일이라는 잔인한 세월을 견뎌야 했을 9명의 미수습자 가족들의 마음이 결코 외롭지 않기를...

세월호 참사 987일 째 조계현씨 가 쓴 글귀로 그 마음을 전하며, 2017년 대한민국은 상식과 원칙이 살아 올곧은 희망이 살아 숨쉬기를 기원한다.

[조계현]
피켓은 세찬 겨울 바람에 돛이 된다
그 돛을 든 내몸은
휘청 휘청

겨울비가 지나간 사거리에는
세찬 겨울 바람이 몰아친다

이 거리를 얼마나 지켜야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올까

조금 더디더라도
지금보다는 더 나은 세상이
오리라는 믿음에
오늘도 겨울바람 맞으며
거리를 굳게 지킨다

시린손을 잡고
거리에서 세월호를 이야기 한다

우리의 시린손이야
무엇으로도 녹일수 있지만
저 차디찬 맹골수로에 아직도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있는
미수습자 가족의 마음은
무엇으로 녹여 줄수 있을까

차가운 겨울바람 몰아치는
팽목항에서
자그만 컨테이너에 의지한 채
가족을 애타게 기다리는
그들의 마음을......

한국타임즈 김성찬 객원기자 gpress21@hanmail.net        한국타임즈 김성찬 객원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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