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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5분 30초 사과방송, SBS의 권력 눈치 보기
2017. 05.05(금) 23:50확대축소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선거일을 불과 일주일 앞둔 지난 2일 SBS 8시 뉴스의 '세월호 인양 지연에 차기 정권과 거래한 의혹이 있다'는 보도는 그야말로 '특종' 중의 '특종'에 해당할만한 메가톤급 뉴스였다.

이후 정치권과 해수부는 발칵 뒤집혔고 국민들도 보도의 파장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비상한 관심을 갖게 했다. 그리고 보도 이틀 만인 4일 해당 보도가 해양수산부 공보관실에 근무하는 7급 공무원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해수부는 SBS 기자와 인터뷰를 한 당사자를 찾아내려고 혈안이 되었고 급기야 당사자가 직접 감사관실에 언론과 인터뷰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그 마음속을 알 수는 없으나, 필자는 보도에 대한 논란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SBS가 보여준 3일의 사과 방송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이 같은 우려는 필자 외에도 다수의 언론과 언론인도 같은 우려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 SBS는 3일 1분 30초짜리 보도에 대한 사과방송으로 무려 5분 30초를 내보냈다. 언론이 드물긴 하지만 더러 '오보'를 하기도 한다. 또한 방송 역시 오보가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오보'를 내 보낸 후 '오보'를 알았을 때 그에 대처하는 자세다.

그런데 SBS는 1분 30초짜리 보도에 무려 5분 30초를 사과방송 하면서 끝내 '오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5분 30초 사과방송은 방송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인 방송기자 출신 박광온 의원이 지적할 정도다.

언론이 의도치 않게 '오보'를 할 수가 있지만 SBS는 사과방송 어디에서도 오보라고 인정하지 않으면서 방송사상 최장시간 사과를 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방송을 했다. 사과방송에 대한 무게감을 어느 정도 감안하더라도 비례에 너무 어긋났다.

또한 "취재 기자에겐 잘못이 없다"고 옹호하고 "단지 게이트키핑이 부실했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SBS사장은 4일 사과담화문에서 "함량 미달의 보도가 전파를 탔다"면서도 "이 보도를 취재한 부서나 특정 개인을 비난할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필자는 비록 SBS처럼 전국에 방송을 내보내는 공중파 언론에 속한 언론인도 아니고 인터넷 언론사에 몸담고 있지만, SBS가 '뜨는 권력'에 조아리고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감정을 숨길 수 없다.

문 후보 측이 SBS에 압력도 가하지 않고 그저 항의만 했다는데도 SBS는 오보도 아닌 단지 함량 미달의 기사에 최장시간 사과방송을 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사장이 직접 담화문을 통해 재차 사과하는 모습에 '화'가 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덩달아 "SBS가 진짜 방송을 하고 가짜 뉴스라고 사과했다"며 "SBS 사장과 보도본부장의 목을 다 잘라야 한다"고 '막말'을 해댔다. 얼마 전 '내가 집권하면 종편 4개 중 2개를 없애버리겠다'고 한 말도 '막말'이 분명한데 언론을 대하는 태도가 어찌 이리도 저급한지.

정치인이 언제부터 이렇게 노골적으로 언론사를 업신여기는 발언을 했는지. 제1당의 항의에 설설 기는 언론과 제2당의 대선 후보가 언론을 향해 거침없이 막말하는 것을 보면 언론의 앞날이 걱정된다.

언론이 권력과 당당히 맞서려면 방법은 하나다. 최선을 다한 진실 보도만이 펜이 권력(검)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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