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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NCC, '장기구금 양심수'(장기수) 위로 행사 가져

"91세 되신 양심수 할아버지한테 이념은 무엇이고, 정치란 무엇일까"
광주지역 기독교단체, 매년 설ㆍ추석 맞아 20년 넘게 위로행사 실시
2017. 09.28(목) 04:55확대축소
[장기구금 양심수 위로행사 후 기념촬영 모습]
[1부 위로예배에서 설교하는 김민호 목사(광주NCC 부회장)]
[축도하는 이우송 신부(본지 고문, 살림문화재단 이사장)]
[인사말하는 박상규 목사(광주NCC 회장)]
[군사정권시절 중앙정보부에 의해 불법 강제 구금되고, 온갖 고문을 통해 간첩으로 조작돼 장기복역을 해야했던 박순애 할머니가 사연을 말하고 있는 모습]
[91세 되신 장기구금 양심수 서옥렬 할아버지는 "남은 소원이 가족들이 있는 이북으로 돌아가서 가족들 곁에 묻히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행사 후 다함께 고향의봄,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장기구금양심수 서옥렬 선생 송환추진위원회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송환 청원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한국타임즈 김수경 기자] 장기수(장기구금양심수) 이야기 하나.

현재 광주 광산구 하남 시영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박순애 할머니(88). 부산에서 살던 1970년 국내에서 벌어먹고 살 길이 막막해 돈이라도 더 벌기 위해 나이 40세에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8년 동안 호텔 종업원, 가정부 일 등 허드렛일을 하면서 뼈 빠지게 고생했다.

그런데 박 할머니가 일본 체류 중 조총련계 한 동포의 집에서 6일간 가정부 일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일본으로 간지 8년 째 박 할머니는 당시 불법 체류자로 검거돼 대한민국으로 귀국조치 됐고, 그때부터 박 할머니의 파란만장한 인생은 시작됐다.

귀국하자마자 당시 중앙정보부에서 박 할머니를 체포해 갔다. 그리고 온갖 고문을 가하면서 이북에 다녀왔다고 시인하게 만들었다. 사실은 이북에 간 일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박 할머니는 "그들이 건수를 만들어서 정권유지에 이용하려고 했다"고 단언했다.

결국 간첩으로 몰린 박 할머니는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징역 15년, 자격정지 15년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했으며, 12년 00개월 동안 아까운 인생을 버려가며 감옥살이를 하고 출소했다. 그러나, 전과자로 낙인찍힌 박 할머니는 취업도 어려웠고, 한 마디로 말할 수 없는 어려운 생활을 해야 했다.

출소 후부터 박 할머니는 무죄를 하소연하며 재심을 신청하려 했으나 엄혹했던 군사정권 시절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정권이 바뀌면서 다시 재심 신청을 했고, 그것도 무려 15년 만인 작년(2016)에야 대법원에서 무죄를 인정받았다. 그 때 박 할머니의 연세는 이미 87세 였다.

박 할머니는 일본에 다녀온 40세 후반 이후, 무려 반평생인 40여년의 세월을 군사정권에 이용당하고, 인생을 유린당하고, 그렇게 기구한 세월을 살아 왔다.

장기수 이야기 둘.

6.25전쟁 당시 월북했다가 이북에서 내려와 광주 문흥동 주공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서옥렬 할아버지. 서 할아버지는 올해 연세 91세이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오래 살 거라고 말해서, 나는 그 말을 믿고 지금도 살고 있어..."라며 아직도 유머를 잃지 않고 있는 할아버지다.

서 할아버지는 전쟁이 끝난 후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수학하신 분이다. 서 할아버지는 잠깐의 인사말을 통해 "작년에 왔던 박창수 씨를 아시는지 모르겠다"라며 "그 양반이 불과 얼마 전 돌아가셨어. 나도 내년에는 이 자리에 못 올지도 모르지..."라고 담담하게 당신의 앞날에 대해 말씀했다.

자신보다 연세가 덜 드신 후배들이 한 분 한 분 곁을 떠나면서 서 할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할까. 서 할아버지는 북송을 원하고 있다.

연세가 91세 된 할아버지한테는 이념이 무엇이고, 정치라는 게 무엇일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뿐이다. 서 할아버지는 "이제 남은 소원은 가족이 있는 이북으로 돌아가서 가족들 곁에 묻히고 싶다."고 소망할 뿐이다.

서 할아버지는 1927년 전남 신안군에서 태어났으며, 6·25전쟁 당시 고려대 경제학과를 중퇴하고 월북해, 인민군에 입대했다. 그 후 지난 1961년 북한 공작원으로 남파됐고, 고향을 찾았다가 체포 됐으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투옥된 지 29년 만에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민주질서에 어긋나지 않게 살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1990년 9월 출옥해, 현재는 광주에 살고 있다.

이 두 가지 장기구금 양심수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26일 오전 광주 YWCA 4층 소강당에서 열린 '2017년 추석맞이 장기수 선생님 위로회'에서 들은 이야기다.

이날 행사는 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NCC, 회장 박상규 성광교회 목사)에서 주관하고, 광주CBS, 광주YMCA, 광주YWCA 등 12개 기독교기관이 함께 협력해 마련했다.

행사는 1부 예배, 2부 위로회로 이어졌으며, 박상규 광주NCC 회장은 초대의 말을 통해 "장기수 선생님들의 소원과 건강, 그리고 우리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자"고 밝혔다.

이어 참석자들 모두 한 분 한 분 자기소개가 있었고, 참석하신 장기수 선생님들에 대한 소개와 소감발표가 이어졌다. 또한 행사 말미에는 장기수 선생님들을 위해 각 협력기관들이 마련한 선물과 위로금 등이 전달됐으며, 광주YWCA(회장 민혜원) 4층 식당에 마련된 자리에서 함께 식사했다.

이같은 '장기수 선생님 위로 행사'는 설날과 추석 명절을 앞두고 매년 2회씩 실시해 왔으며, 햇수로는 벌써 20여년 넘게 진행돼 왔다.

한편, 서옥렬 할아버지에 대해서는 현재 '장기구금양심수 서옥렬 선생 송환추진위원회'(공동대표 장헌권 목사, 광주NCC 인권위원장)가 결성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송환 청원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앞으로 청와대와 통일부 등에 관련 자료 등을 첨부해 송환을 촉구할 예정이다.

한국타임즈 김수경 기자 hktimes1@hanmail.net        한국타임즈 김수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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