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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단상] 정유년 추석에 바치는 평화통일의 기도문
2017. 10.05(목) 15:10확대축소
[정유년 추석에 바치는 평화통일의 기도문]

역사의 주인이며 주관자이신 하느님,

지금 이 땅에는 외세로부터 칠흑 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이 그림자 속에는 강대국들의 이기심에 대한 두려움과 이 땅을 담보로 한 전쟁의 공포에 휩싸여서 스스로 방도를 찾지 못하고 탄식으로 방황하는 한민족이 있습니다.

동방 천자의 나라였던 우리가 과거를 망각하고 비천한 사대주의 식민주의 나라가 되면서 그간 겪었던 부끄러운 상처를 바라만 볼 뿐 죽임과 살림의 갈림길에서 분연히 떨쳐 일어서지 못하는 비루함과 부끄러움을 고백합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시는 천손 민족의 후손으로서 거짓 평화와 작은 풍요에 취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지 못하는 이런 못난 처지와 부끄러움을 고백합니다.

우리는 혹독한 세월 72년간 동안 민족이 하나 되는 꿈을 꾸면서도 속내와 달리 동족을 적대시하고 질시비방 중상하며 원수처럼 살아온 부끄러움을 고백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민족단위에서 남북기본합의서 6.15남북공동선언, 10.4남북정상선언을 통해 서로 소중한 약속을 하였지만 지키지 못하고 경계의 빗장을 굳게 걸어 닫았습니다.
그 결과 국제사회에서 더 큰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촛불로 세워낸 정부와 대통령님께서도 속내는 한마음일 것이라 믿습니다.

이제 달도 기울만큼 기울었으니 차오를 때가 되었습니다.
추석날 보름달님을 바라보며 강팍한 마음으로 서로를 질시하며 손가락질해도 속내로는 그리워하던 혈육의 남매가 조우 할 그날이 멀지않았다는 생각에 우리는 마음이 떨립니다.

올 추석에 부끄러운 마음으로 달님을 바라보며 기원하는 평화와 통일의 꿈을 담은 노래를 불러봅니다.

백창우가 작사 작곡한 국악성가 '남누리 북누리' '어느 누가 이을건가 어느 누가 이을건가 남누리 북누리 갈라진 우리누리' 이 노래를 부르자니 눈가에 이슬이 맺힙니다.

떨리고 불안하지만 오늘도 형제가 함께 하지 못한 반쪽명절에 같이 한상을 차려 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생기네요.

주님 우리의 처지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요.

남과 북의 잘리어진 형제가 만나서 속내를 털어놓고 이제 지긋지긋한 손가락질 그만 당하고 우리끼리라도 싸우지 말자고, 인류의 마지막 분단을 청산하자고, 손잡고 외쳐대는 날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통일은 고사하고라도 우리끼리는 쥐었던 주먹을 풀고 무기라도 내려놓자고 해야 합니다.
이제 그만 지난한 대결을 우리형제가 끝내자고 먼저 말을 건네고 우리를 힘들게 하는 외세에 '이것은 아니오'라고 맞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 민족의 아픈 역사에 거룩하신 하느님의 손길이 개입해주시기를 간곡히 원합니다.

평화를 이끄시는 하느님,
우리가 가슴치고 반성하며 희망의 땀을 흘리는 가운데 벅찬 소명을 품게 하시고 어렵고 힘들더라도 평화를 안겨 주시기를 기도 합니다.

지역정견을 모우자고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던 부끄러움 보다, 민족을 위협하는 외세 앞에 우리가 남이가로 맞서면서 위기가 곧 기회임을 스스로 자각하고, 민족의 통일을 이루기 위해 모든 힘을 모우는 전환기가 될 것을 기도합니다.

우리의 못남으로 이국으로 흩어져 사시는 동포들도 오욕의 세월을 끝내고 모여들어 부둥켜안고 어깨춤을 추며 화해와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기도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서로의 인격과 주권을 존중하며 살게 하시며 상처받은 치유자의 마음을 품게 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요사이에는 저절로 기도가 되는 추석명절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민족문제는 예측이 어려운 백척간두에 서있지만 민족의 작은 단위인 가정은 작은 행복이 깃든 추석 맞으시길 기원하면서도, 늘 뉴스에 귀를 기울이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다시금 맞이할 흰옷의 백성으로 거듭나게 하시고, 백의민족으로 다시 거듭나는 축복을 주시고, 동북아의 평화와 국제사회의 저울추가 되는 결단을 허락 하소서.

하느님!
우리의 노력이 너무도 미천 하오나 긍휼히 여기시고 이 나라를 도우시고 우리의 간곡한 기도를 들어 주소서.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음력)2017. 08. 16 다석채플에서 이우송 사제

[이우송 사제(성공회)는 살림문화재단 이사장이며, 본지 고문이다]

한국타임즈 편집국 hktime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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