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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 기부한 노부부 "기부만큼 즐거운 것 없어"

평생 과일장사하며 모은 전재산 기부
2018. 10.26(금) 20:58확대축소
[왼쪽부터 박명식 학교법인고려중앙학원 상임이사, 김재호 학교법인고려중앙학원 이사장, 기부자 양영애 김영석 부부, 염재호 고려대 총장, 유병현 고려대 대외협력처장. 사진:고려대학교 제공]
[한국타임즈 김현숙 기자] 평생 과일장사하며 모은 전재산 400억원을 기부한 노부부가 화제다.

지난 25일 고려대학교 본관에서 열린 기부식의 주인공은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살고 있는 김영석(91), 양영애(83)씨 부부다.

고려대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시가 200억 상당의 청량리 소재 토지 5필지와 건물 4동을 고려대학교의 학생 교육과 학교발전을 위해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에 기부했다. 그리고 이른 시일 내에 추가로 시가 200억 상당의 토지 6필지, 건물 4동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거동과 대화가 불편한 남편을 대신해 부인 양영애 씨는 "어떻게 보면 밑바닥 인생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초등학교 교육도 다 마치지 못한 사람이 대학교에 기부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우리 기부가 어려운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힘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며 환히 웃었다.

노부부는 30년간 과일장사를 하면서 100원이라도 수중에 들어오면 쓰지 않고 그대로 은행에 입금하고, 옷, 신발, 양말 등도 사지 않고 얻어 입으면서 근검절약을 실천하며 살아 왔다. 알뜰하게 아끼고 모은 돈을 종자돈으로 은행 대출을 얻어 1976년도에 처음으로 청량리에 상가건물을 매입했다. 과일장사를 하면서 번 돈으로 허리띠를 졸라가면서 아끼고 절약한 돈으로 빌린 돈을 갚아나갔고, 주변의 건물들을 하나 둘 더 매입하게 됐다. 빌린 돈의 원리금을 갚기 위해서 생일 한 번 못 챙기고, 남들 다 가는 여행 한 번 가지 못했지만 괘념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건물에 입주한 입주업체들은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이니까 임대료를 가급적 올리지 않고 저렴하게 유지해서 오래도록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해왔다. 주변 상인들은 입을 모아 "청량리에서 임대료 갈등 없이 상인들이 한자리에서 이렇게 오래 장사한 건물은 여기밖에 없다. 존경스러운 건물주"라고 말한다.

부인 양 씨는 "장사하고 땅 사고 건물 사느라 벌인 빚 갚느라 현금을 쥐고 있을 새가 없었다"고 했다. 전 재산을 대학에 주자고 이야기한 것은 부부 모두 아픈 데가 늘면서부터 였다고. 양 씨는 "남편 정신도 흐릿해져 가고 나도 뇌경색 진단을 받아 더 망설여선 안 될 것 같아 몇 달전 부부가 함께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하며 "기부만큼 즐거운 일이 없다. 100원, 200원 허투루 쓰지 않았던 돈이라 더욱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노부부가 고려대에 기부하기로 한 데는 고려대 토목공학과 79학번인 아들의 영향도 있었고, 동네와 인접한 고려대가 잘되어야 우리 동네가 잘 살고 나아가 우리 나라의 미래까지도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기부했다. 특히, 젊은 시절에 인촌 김성수 선생이 거액의 사재를 털어 안암동에 고려대학교 부지를 마련하고 건물을 세워 학교를 경영하면서 많은 인재를 키워냈다는 얘기를 듣고 육영사업을 위해 재산을 사용할 수 있다면 보람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노부부 뜻에 따라 기부 받은 건물과 토지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은 "평생 동안 땀흘리고 고생해서 모은 재산을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 인재양성을 위해 기부한 두 분의 고귀한 마음에 감사드리고, 앞으로 기부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학교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날 기부식에는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김재호 이사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유병현 대외협력처장 겸 기금기획본부장 등이 참석해 기부자 부부에게 기부증서와 감사패를 전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이번 김영석, 양영애 부부의 기부를 통해 앞으로 학생들의 주거비 지원을 비롯해 기숙시설 확충 등으로 인한 실질적 주거지원 등도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국타임즈 김현숙 기자 hktimes5@hanmail.net        한국타임즈 김현숙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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