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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 '시민과의 대화' 형식 고민해야

단체장-시민 격의 없는 대화자리에 시·도의원 참석 자제해야
신안군의 파격적인 '군민과의 대화' 참고할 필요 있어
2019. 02.01(금) 14:25확대축소
[1월31일 시작된 2019년 허 석 순천시장의 ‘시민과의 대화’ 첫 출발지인 낙안면 행사가 끝나고 한 주민이 이날 행사의 씁쓸한 면을 SNS 밴드에 영상과 함께 올렸다. 실제 이 비판영상을 올린 주민외에도 상당수 주민들이 “내실 있는 대화가 이루어지기 보다는 형식적으로 진행된데다 정해진 시간에 쫓겨 충분한 대화를 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출처=모 주민의 밴드 글 캡쳐.]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허석 순천시장이 2019년 들어 1월31일부터 24개 읍·면·동 모두를 돌며 시민과의 대화에 나섰다. 가장 먼저 31일 낙안면을 시작으로 강행군에 들어선 것. 그러나 시민과의 대화 첫 출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일상적으로 해 오던 일부 동원된 듯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시정현황과 지역의 SOC개발 사업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끝내는 간담회 형식. 31일 낙안면과의 대화도 이러한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더욱이 그 자리에 참석한 도의원과 시의원들의 인사말에 상당시간을 빼앗긴 것이다.

시장이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자리에 시·도의원들이 함께 참석하는 것을 두고 뭐라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시장이 주민들을 만나는 자리에까지 참석해 꼭 인사말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그렇게 시장의 시민접촉 시간을 뺏어야 하는지.

시·도의원은 평소에 알아서 스스로 주민들과 가장 접촉을 많이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왜 시장의 행사에 참석해서 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주민들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는가 말이다.

모처럼 많은 주민들이 참석하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을 터지만, 그냥 주민들과 눈인사 정도 주고받으며 묵묵히 경청할 순 없었을까. 시장의 시정현황에 대한 대민 보고시간도 부족한 판에 시·도의원들 인사말로 귀중한 시간을 몇 십 분씩 빼앗겨선 안 된다.

그래도 명색이 시·도의원인지라 공무원인 사회자가 눈치 보느라 소개를 하면 인사말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행사목적에 맞게 시장에게 시간을 충분히 양보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그들의 인사말에 시간을 빼앗기다보니 정작 시장과 주민과의 대화시간은 그만큼 부족하게 되고, 격의 없고 심도 있는 대화가 이루어지기 보다는 짧게 질문 몇 마디 주고받는 형식적인 대화로 끝나 버린다.

그런 식의 '시민과의 대화'가 계속 이어지다보면 좋은 호응보다는 불평과 불만들이 표출되기 십상이다. 그러니 차제에 순천시가 시장의 시민과의 대화 방식 또는 형식에 변화를 모색해 보는 건 어떨지 제안한다.

신안군이 군수와 군민이 애니메이션을 함께 감상하고, 열린 토론으로 정해진 시간 없이 말 그대로 '마지노선' 없는 방식으로 '군민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신안군은 주민동원 식 간담회 대신 '애니메이션 감상 후 열린 토론'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특정 주제의 애니메이션을 군수와 군 공무원들이 주민들과 함께 감상한다. 그리고 상영이 끝나면 해당 주제에 대해 마지노선 없는 열린 토론을 하는 것.

박우량 신안군수는 "군정시책 역시 사람이, 사람을 보고 하는 일인 만큼 본격적인 시책추진에 앞서 감성적 교감과 공감을 이뤄야 한다"며 "직원들이 먼저 필요성을 느껴야 사업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안군의 달라진 '군민과의 대화 시간'에 참여한 주민들의 반응도 좋다. 한 주민은 "군민과의 대화 시간에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감동이었다"며 "주제에 대한 메시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형식을 탈피한 지자체의 '대화'가 주민들의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면, 불필요한 형식은 파괴하는 현장밀착형 시민과의 대화를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단체장이 직접 대민보고를 하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에, 취재차 참석한 언론인에 대한 소개는 굳이 필요치 않다. 보다 좋은 홍보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회자가 소개했겠지만, 이는 시장이 진행하는 '시민과의 대화' 행사에 걸맞지 않다.

지금도 과거처럼 혹시 특권의식에서 소개를 해주길 바라는 기자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시대가 바뀌지 않았나. 기자는 그냥 잘 취재해 보도하면 된다. 굳이 '내빈'으로 소개를 하고 소개를 받는 건 왠지.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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