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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순천 스카이큐브 사태에 대한 단상
2019. 03.26(화) 22:20확대축소
[에코트랜스가 순천시에 스카이큐브 적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촉발한 포스코 규탄 현수막이 시청 앞 길가에 즐비하게 걸려있다. 현재 이와 같은 포스코 규탄 현수막은 순천 관내 약 160여 단체들의 명의로 걸려있다]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최근 사업을 접기로 한 스카이큐브 운영사인 에코트랜스와 포스코. 당초 협약과는 전혀 다른 행태를 보인 대기업 포스코에 대해 '횡포'라는 비판과 함께 시민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일제히 포스코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순천 시내 곳곳에 내걸렸다.

공교롭게도 이번 포스코 비판일색인 수많은 현수막을 보고 있자니, 지난 2008년 순천대학교 공과대학 광양이전 사태 때 일었던 관제시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난 2008년 노관규 전 시장 시절 순천대학교 공과대학의 광양 이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일제히 내 걸렸었다.

그로 인해 광양시와 광양시민은 순천시와 순천시민을 적대시하는 감정싸움까지 일어나는 등, 결과적으로 그 사태 이후 순천과 광양 사이에 보이지 않는 적대감과 갈등이 발생했다. 그리고 양 지역의 갈등만 양산한 공과대학의 광양이전 반대가 과연 올바른 결정이었는지는 지금도 의견들이 분분하다.

현재 순천시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포스코 기업에 대한 반감과 비판은, 순천시민들 입장에선 일면 충분한 타당성과 당위성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고 그 비판이 타당하다고 해서 각 단체들을 동원한 듯한 형태의 집단적인 시위는 왠지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으로 비친다.

더욱이 이 문제와 관련, 순천시장은 오는 30일 시민들을 대상으로 '광장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시민들의 의견을 몰아가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 시점에서 시는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성이 요구된다. 에코트랜스가 순천시를 상대로 대한상사중재원에 1367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은 말 그대로 법적 다툼이다.

따라서 법적 다툼은 법적으로 충분히 순천시의 입장을 소명할 수 있는 근거와 자료를 토대로 준비해 대응하면 될 일이다. 법으로 대응할 일을 관제시위 논란까지 불러일으켜 가면서 여러 단체들을 동원하는 모습은 왠지 너무 억지스럽다.

포스코가 글로벌 대기업으로 사회적 책무와 최소한의 윤리도 지키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행태를 비판하고 항의하려면, 자발적인 시민들과 시민단체가 나서서 서울 포스코 본사 앞과 국회, 청와대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하는 것이 훨씬 좋을 수 있다.

과거 순천시민들과 시민단체 등은 '화상경마장' 싸움에서 그 저력을 여실히 보여준 바 있다. 매일이 어렵다면 매 주마다 순번을 정해서 대규모 상경투쟁을 통한 거센 항의와 반대시위를 함으로서, 전 국민들이 포스코의 '횡포'에 대한 순천시민들의 항의에 이해와 동의를 이끌어 내는 편이 차라리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사태는 순천시와 포스코라는 지자체와 기업 간의 싸움이다. 스카이큐브를 맨 처음 추진했던 당사자는 노관규 전 시장이다. 당시 이른바 '독소조항'이라는 '손실보전' 등이 논란이 되었으며, 이후 조충훈 시장 재임시절 협약서의 독소조항을 변경하려는 노력 등이 있었으나, 양측이 만족하도록 깔끔하게 처리된 것이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스카이큐브는 노 전 시장과 포스코 간에 추진하려던 처음 계획한 노선으로 설치된 것이 아니다. 양 기관 간에 당초의 목표를 완결시킨 것이 아닌, 시민단체 등과 일각의 반대로 노선 일부가 중단되는 절름발이 형국으로 그치고 만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노 전 시장과, 조 전 시장 둘 다 작금의 사태가 불거진 것에 대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을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전임 시장들 재임시절에 문제의 원인이 잠복해 있다하여, 그들의 책임만 지적하면서 피하거나 피해서 될 일도 아닌 것이다.

그렇기에 시 행정은 이 사태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면서 냉철하게 대처해야 한다. 기업의 횡포가 무지막지하다 하여, 행정이 감성적 판단으로 시민들의 감정에 호소해서 해결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 행정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여론몰이를 하다가 막상 막다른 골목에 몰리게 되면 그 때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시민단체가 나서는 것은 스카이큐브를 추진하던 당시부터,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함께 환경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서 반대했기에 그 명분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포스코에 대한 대규모 항의시위나 토론회 등은 시민단체가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

시 행정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기업에 저항하는 여론몰이를 하다가, 예기치 못한 법적 책임을 조금이라도 져야하는 처지에 몰리게 되면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행정은 어떤 말과 책임 있는 자세로 대응할 것인가.

만약, 대기업의 횡포에도 불구하고, 순천시에 최소한의 책임소재가 따를 수밖에 없는 결과를 받게 될 경우, 그 때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조정과 중재의 역할은 결국 시 행정의 몫이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할 수만 있다면 소송을 중단하고 '행정과 기업이 윈-윈 하여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좋다. 국가와 국가 간의 전쟁 중에도 서로 더 큰 상처를 줄이기 위해 언제든 휴전협상과 더 나아가 종전협상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새로운 협상'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해 스카이큐브 운행이 끝내 중단될 수밖에 없다면 '중단에 대한 대비', '중단 이후에 대한 문제', '새로운 제3의 길을 찾는 방안'을 찾는 것 또한 행정이 해야 할 몫이 아닌가 싶다.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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