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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으로 보는 세상] 허새롬의 '세상 나들이 (1)

일본여행기[1] 나라현(奈良県) '동대사'와 '사슴공원'을 가다
2019. 04.17(수) 10:11확대축소
[허새롬 작가]
[허새롬 작가] 문득 떠나는 낮선 곳으로의 여행은 늘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한다.

고색창연한 고대문화의 향기를 간직하고 있는 일본의 나라, 오사카 성, 고베, 교토를 2박3일의 일정으로 다녀왔다.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내가 방문한 도시들은 과거와 현대의 문화가 양파의 속살처럼 보일 듯 말 듯 켜켜이 감추어져 있는 듯했다.

거센 비바람으로 속절없이 떨어져버린 벚꽃이 못내 아쉬워 친구들과 훌쩍 떠난 이번 여행의 첫 기착지는 '나라'에 있는 동대사와 사슴공원으로 봄을 맞아 공원을 노니는 사슴의 모습이 더욱 생기 있게 느껴졌다.

관광객이 건네는 센베이 과자를 받아먹고서야 마지못해 공원산책의 동행을 허락해주는 넉살좋은 사슴들이 귀엽기도 하고 한편 얄밉기도 한데 동화에나 등장하는 사슴과 함께 공원을 여유롭게 산책하는 기쁨은 발밑에 지천으로 깔린 배설물을 피하는 수고스러움마저 잊게 한다.

이른 아침, 도심을 지나며 느끼는 현지의 주택가 풍경 중 일행이 다소 생경스럽게 본 장면이 있는데 집집마다 창에 커튼이 예외 없이 드리워져 있다는 점이다.

물론 미세먼지를 두려워하는 주민들의 걱정도 있겠지만 지붕도 낮은 아담한 작은 집 창문마다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내리쬐는 봄볕마저 외면하고 드리워진 하얀색 커튼들은 마치 집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치부를 가리려는 행동으로 느껴진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행동 성향이건, 아니면 개인의 벽 바깥에 존재하는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으려는 극단적인 과한 배려이건, 둘 다 자연스럽지만은 않다.

낮은 담장 너머로 이웃의 숟가락 수를 헤아릴 수 있을 만큼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네 정서와는 분명 다른 그 무엇이 숨어 있는 듯 보이는데 남에게 관심이 많은 우리들에 비하면 다분히 정서가 메마른 사람들처럼 보이겠지만 나 아닌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그들의 배려가 느껴진다.

결국 여행은 낮선 곳의 풍경을 보는 것이기도 하지만 나와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기에 나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꺼내어 보는 기회가 바로 여행이 아닌가 싶다.

함께 여행하는 동료들이 내 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그 운율을 느끼고 서로 다른 보폭을 곁눈질로 보며 맞추며 걷는 기쁨이 바로 여행의 참 기쁨이자 행복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세계 최대의 목조건물인 '동대사'를 방문했는데 절을 창건하는데 백제 출신 행기스님이 큰 기여를 했다고 하고 행기 스님은 흉년과 질병으로부터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사찰건립에 온 정성을 쏟았다고 한다.

사찰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멋스런 기념품도 발길을 잡아끄는데 앙증맞은 소품들의 유혹을 외면하고 호객을 거절하는 것 또한 쉽지가 않다.

단체여행이다 보니 주마간산 격으로 슬렁슬렁 스쳐가는 여행이 아쉽기만 한데 우유에 계피를 넣고 라떼 한 봉지를 넣은 나만의 커피를 만들어 유유자적 하루 종일 커피 맛을 음미하며 사찰을 거닐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애잔하게 가지를 늘어뜨려 연약한 여인의 팔다리를 떠오르게 하는 수양벚꽃의 모습을 보며 겉치레 없이 무채색 같은 소박함으로 살아가는 일본 사람들의 정서를 느껴보지만 열도의 화산처럼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그들의 야망 또한, 순식간에 세상을 하얗게 변하게 하는 벚꽃의 모습처럼 두려움과 경계의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잘난 자식이라도 대대로 물려온 만두집을 지키고 전통의 가업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보기 좋은 넥타이에 멋있는 자태를 뽐내는 것보다 전통을 이어가려는 젊은이들의 의식이 존중받은 사회분위기가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다.

물질의 풍요를 누리기보다 검소와 절약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삶이 더 자연스럽게 보이는 사회분위기, 그들 삶의 방식이 거창하게 지구의 온도를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숭고한 뜻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우리에게 뭔가 깨우침을 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세계 최대의 목조건물 ‘동대사'. 사진제공:허새롬 작가]
[사슴공원. 사진제공:허새롬 작가]


한국타임즈 권차열 기자 chadol999@hanmail.net        한국타임즈 권차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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