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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세상] 허새롬의 'Movie 나들이' (15)

언터처블 1%의 우정(2012년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톨레다노 감독)
'상위 1% 백만장자와 하위 1% 백수' 둘의 우정은 가능한가?
2019. 08.28(수) 14:10확대축소
[허새롬 영화평론가]
[영화 읽어주는 사람=허새롬 평론가]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상위 1%와 하위 1%의 인간이 아주 특별한 상황에서 조우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그린 자칫 자극적인 소재를 담고 있는 영화가 '언터처블 1%의 우정'이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식물인간인 백만장자 필립(프랑수아 클루제)은 병자인 자신을 돌보는 간병인을 채용하는데 마치 대기업 면접을 보듯 까다로운 절차를 거처 선발된 간병인이 바로 드리스(오마 사이)이다.

거침없고 자유로운 성격의 드리스, 누가 봐도 공격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그에게 필립은 2주일 동안 자신의 손발이 되어줄 수 있는지 내기를 제안하는데 무일푼으로 부양가족이 주렁주렁 딸린 드리스에게는 안타깝게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생활보조금으로 연명해야 하는 무일푼인 드리스에게는 난감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필립과의 힘든 시간을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하는데 그럼에도 용감한 드리스는 필립에게 당당하기만 하다.

건강한 신체를 가진 드리스는 자신을 채용해준 필립의 곁을 시종일관 지키는 조건으로 동거가 시작되는데 극과 극을 달리는 둘의 운명적인 만남은 마치 외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때로는 위태롭게 진행된다.

필립은 좌충우돌 엉뚱한 사고를 치는 드리스의 행동이 마뜩치 않지만 편견 없이 장애인을 스스럼없이 대하는 그의 행동에서 진심을 느끼게 되고 점차 둘은 서로에게서 우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드리스는 전신마비로 마치 꽃이 조금씩 시들어가는 것처럼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아가고 있는 필립에게 햇빛과 물, 공기를 제공하듯 여러 가지 무례하고 황당한 미션을 거침없이 수행해 나가는데 그럼에도 필립은 그런 드리스의 행동에 대해 호감을 느끼며 공감의 영역을 넓혀간다.

서로 정반대의 삶을 살아왔던 두 사람이었던 만큼 서로에게 보여 지는 낮선 모습들이 어색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 사람은 마치 연인처럼 상대의 모습을 이해하고 같이 보내는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필립은 간병인으로 함께하는 드리스의 내면을 제대로 보기 시작하는데 어린 시절 삼촌의 입양으로 한 가족의 구성원이 되지만 삼촌에게 자식이 생기면서 관심 밖으로 겉돌게 된 그의 아픔과 불안에 대해 진심으로 위로를 보내고 그의 아픈 이야기를 들어주게 된다.

빈민가 출신에 불량기 가득한 드리스를 집에 들인 필립의 선택에 대해 필립의 주변 사람들 모두가 걱정을 하지만 정작 필립은 드리스를 알아 갈수록 드센 외모 속에 감추어진 그의 약한 내면을 이해하게 된다.

전과자인 드리스가 사고를 치면 어떨까 하는 불안감과 걱정으로 영화를 지켜보는 관객에게 영화는 다소 뻔한 스토리의 결말로 나아가지만 남자와 남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자칫 재미없을 수밖에 없는 뻔한 스토리의 영화도 낮 간지러운 사랑이야기만큼 알콩달콩 나름 재미가 있다.

필립은 드리스에게 돈으로 살 수 있는 많은 것들과 돈으로 누릴 수 있는 여유를 보여주지만 정작 드리스는 필립이 가진 신체의 장애에 대해 야유를 보내기도 하고 경망스러운 표현을 거침없이 내 뱉는데 그런 과정에서 필립은 자신의 분노를 잠재우고 마음의 활력을 찾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둘은 고용주와 일하는 사람이 아닌 서로의 곁을 지켜주는 관계로 나아가는데 마치 바다 속에서 서로 공생하며 살아가는 말미잘과 흰동가리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죽어가는 사람에게 시간은 그저 연장선 일뿐 의미 없는 시간들이라고 확신했던 드리스는 필립에게 그가 살아있는 동안 또 다른 생명을 불어넣고 싶었고 둘은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며 마치 오랜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서로를 대하게 된다.

달라도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다. 진실함이 내재되어 있다면 누구나 서로 소통할 수 있다. 내 마음 속에 우정에 대한 교훈을 새기는 순간 스크린에는 아쉬운 엔딩크레디트가 내려온다.
[언터처블 1%의 우정(2012년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톨레다노 감독) 포스터]


한국타임즈 권차열 기자 chadol999@hanmail.net        한국타임즈 권차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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