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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세상] 허새롬의 'Movie 나들이' (18)

조이 럭 클럽(1993 웨인 왕 감독)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진주는 보석이 아닌 유리조각이었다.
2019. 11.06(수) 19:50확대축소
[허새롬 영화평론가]
[영화 읽어주는 사람=허새롬 평론가] 누군가는 백조를 빼앗기고 남은 깃털 하나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그 보잘 것 없는 깃털이 살아가는데 꿈과 희망을 품게 한다.

영화 '조이 럭 클럽'이 보여주는 삶의 이야기는 각자의 등장인물들이 내면에 가두어둔 사랑의 상처들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현재의 갈등과 과거의 회상이 자연스럽게 오고가는 영화로 다소 지루할만한 소재임에도 등장인물들이 안고 살아가는 갈등과 서로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 잘 드러나고 있다.

엄마와 딸이 겪어내는 삶이 마치 거푸집처럼 서로 닮아 있음을 웨인 왕 감독은 영화 조이 럭 클럽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일본이 미국의 진주만과 중국을 침략하자 경제위기를 맞은 중국인들은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민을 오게 되는데 더 이상 슬픈 일을 격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미국을 찾은 안메이(Lisa Lu), 린도(Tsai Chin), 잉잉(France Nuyen) 수이얀(Kieu Chinh) 엄마세대들의 이야기가 영화를 통해 전해진다.

교회에서 만난 인연으로 각자 딸을 둔 그들은 30년 동안 마작모임을 이어가게 되는데 돌아가신 엄마 수이얀을 대신해 모임에 참가한 밍나 웬(Ming a Wen)이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미국 이민자로 살아가는 엄마들은 자신들의 꿈을 대신 펼쳐줄 딸들을 자랑거리로 여기며 때로 서로 다투며 마작으로 두터운 우정을 쌓아 가는데 친구이기도 하고 적이기도 한 이들의 대화를 통해 딸들에 대한 그녀들의 넘치는 기대를 느낄 수 있다.

딸들을 대표하는 '밍나 웬' 으로서는 오직 자식을 위한 헌신으로 생을 살아온 엄마들의 인생이 썩 행복해 보이지 않지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힘겨운 삶을 살아온 엄마들의 감춰진 비밀을 하나씩 확인해 가는 과정을 통해 엄마와 딸의 벽이 서서히 허물어져 간다.

결혼과 이혼, 재혼을 앞 둔 딸에게 엄마의 지난 과거의 경험은 세대 간의 갈등으로 대립되기도 하는데 미국에서 태어난 딸들과 중국에서 태어난 엄마들의 서로 다른 환경이 주는 단절의 벽은 여전히 높음을 실감한다.

행복한 삶을 고스란히 딸들에게 남기고픈 엄마들의 마음이 때로는 딸들에게 버거운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남게 되지만 엄마의 교육방식에 이끌려 가는 딸들의 모습에서 우리네 엄마세대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감정교류 없이 혼자만의 성장통으로 어른이 된 딸은 엄마를 잃어버리고 난 후에나 엄마의 마음을 뒤늦게 이해하게 되고 엄마의 삶보다 훨씬 부유한 삶을 영위 하면서도 비로서 풍요속의 빈곤함을 느끼게 된다.

행복을 책임져줄 사람과 결혼하기를 바라는 엄마의 바람을 저버린 딸의 선택이 깨진 유리의 파편처럼 두 모녀를 아프게만 하고 완벽하게 영어만 잘하면 슬플 일도 없을 거라는 엄마의 생각이 애잔하기도 하다.

딸이 엄마가 되고 엄마는 할머니가 되면서 결국 엄마는 딸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데 결국 서로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엄마와 딸에 대한 역할의 의미를 알게 되는 영화가 바로 조이 럭 클럽이다.

엄마의 지긋지긋한 삶의 나이테를 외면하지 못하고 결국은 자신의 마음에 엄마의 삶을 이해하고 마음으로 품을 수밖에 없는 딸은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이 겪어야 하는 숙명을 이해하게 된다.

선물보다 더 큰 마음이 담겨있음에도 마치 툭 던지듯 엄마에게 선물을 던지는 세상의 딸들에게 영화는 질문을 던진다.

때로 엄마와 딸은 사랑을 증오로, 서로에 대한 연민이 비웃음으로 엇갈리게 표현하지만 결국 서로의 마음을 읽는 것을 배우게 되고 엄마로 성장해가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비로소 알게 된다.
[조이 럭 클럽(1993 웨인 왕 감독) 포스터]


한국타임즈 권차열 기자 chadol999@hanmail.net        한국타임즈 권차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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