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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자격루 보존처리 완료…제작자 4명 추가 확인
2020. 04.22(수) 13:47확대축소
[복원한 창경궁 자격루 대파수호(확인된 명문 일부). 사진=문화재청 제공]
[한국타임즈 김현숙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1년7개월 만에 과학기술사 연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창경궁 자격루(국보 제229호)의 보존처리를 마쳤다고 밝혔다.

자격루는 물의 증가나 감소에 따라 자동으로 시각을 알려주는 첨단 물시계로, 조선 시대의 국가 표준시계였다. 1434년(세종 16년) 세종의 명에 따라 장영실이 만들었지만 당시 만들었던 자격루는 지금 전하지 않고, 1536년(종종 31년) 다시 제작한 자격루의 일부인 파수호(물을 보내는 청동 항아리) 3점, 수수호(물을 받는 청동 원통형 항아리) 2점만 창경궁 보루각에 남아 있었다.

그 후 자격루는 일제강점기에 자리가 옮겨진 덕수궁 광명문 안으로 옮겨 전시되면서 흙먼지 제거와 기름(oil) 도포 등 경미한 보존처리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는 청동재질로 된 자격루의 부식과 손상을 더 이상 막기 어려워졌고, 결국 지난 2018년 6월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옮겨져 보존처리를 받게 됐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자격루의 보존상태를 정밀조사해 부식의 범위와 종류 등을 파악하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적합한 보존처리 방법부터 찾아냈다.

3차원(3D) 입체 실측을 활용해 유물의 형태를 정밀하게 기록했으며, 비파괴 성분 분석으로 보존 상태를 파악한 결과 표면에는 청동 부식물이 형성되었고, 그 위에 실리콘 오일 성분의 기름과 흙먼지가 붙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오염물은 계면활성제와 초음파 스케일러 등을 이용해 제거했고 재질 강화처리도 했다.

보존처리를 마치자 그간 정확한 관찰이 어려웠던 수수호(왼쪽) 상단의 명문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제조 당시 주조 돋을새김(양각)한 명문에는 자격루 제작에 참여한 12명의 직책과 이름이 세로로 새겨져 있었다. 그동안 명문의 몇몇 글자는 마모되어 12명 중 4명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는데, 이번 보존처리를 통해 새로 확인되는 성과가 있었다.

새롭게 확인된 인물은 이공장(李公檣, ?~?), 안현(安玹, 1501~1560), 김수성(金遂性, ?~1546), 채무적(蔡無敵, 1500~1554)으로, '조선왕조실록', '국조인물고', '문과방목'에는 자격루 제작 시기에 이들이 명문의 직책을 맡았음을 보여주는 기록이 남아 있다. 또한, 이들 사료에는 안현, 김수성, 채무적이 천문 전문가로 자격루 제작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수수호의 표면에는 하늘로 솟아오르는 용 문양이 새겨져 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용 문양을 자세히 살피기 위해 3차원 입체(3D) 스캔과 실리콘 복제방법으로 수수호 표면을 평면 형태로 펼쳐봤다.

그 결과, 수수호 왼쪽과 오른쪽 용 형태가 대부분 같은 형태를 갖추고 있으나 얼굴, 수염이 조금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더불어 용 문양에 겹쳐진 구름 문양이 관찰되었는데, 먼저 수수호 표면에 용 문양을 붙인 후 구름 문양을 붙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로 보아, 수수호는 정교한 형태로 조각한 문양을 순서대로 붙여 만든 것으로 추정되며, 밀랍주조기법으로 주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대파수호의 표면에는 자격루 제작시기를 알려주는 '가정병신육월 일조(嘉靖丙申六月 日造)'가 세로로 새겨져 있었으며 비파괴 성분 분석 결과, 검은색 명문에서 은(銀) 성분이 다량 검출됐다. 은입사된 명문은 부식으로 검게 보였으나 이번 보존처리를 통해 은백색의 본래 빛을 찾게 됐다. 자격루 제작 완료 시기에 맞춰 대파수호 표면에 은입사 기법으로 명문을 새겼던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이번에 보존처리를 완료한 창경궁 자격루는 조선 시대 과학기술의 정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과학 문화재로 평가된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보존처리로 자격루의 원형을 보존하고, 제작 참여자와 제작기법 등 사라진 기록을 복원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앞으로도 보존·복원이 필요한 다양한 문화재의 보존처리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한국타임즈 김현숙 기자 hktimes5@hanmail.net        한국타임즈 김현숙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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