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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세상] 허새롬의 'Movie 나들이' (28)

그을린 사랑(2010, 드니 빌뇌브)
가혹한 운명에 던져진 한 여인의 충격적인 인생의 전말
2020. 09.07(월) 08:17확대축소
[허새롬 영화평론가]
[영화 읽어주는 사람=허새롬 평론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아이들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온 쌍둥이 남매 잔느(멜리사 데소르모)와 시몽(맥심 고데트)은 죽음을 맞은 엄마 나왈 마르완(루브나 아자발)이 남긴 평범치 않은 유언을 전달 받게 된다.

남매에게 전달된 엄마의 유언은 전쟁으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와 또 다른 형제가 살아있고 그들에게 자신이 남긴 편지를 전달하라는 내용이다.

두 사람은 엄마가 남긴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막연한 추론을 근거로 결국 엄마의 과거를 찾아 나서게 되는데 죽은 줄로만 알고 있었던 아빠와 존재 자체를 알지 못했던 또 다른 형제를 찾아나서는 남매의 여정이 시작된다.

이해할 수 없는 엄마의 유언을 실천하기 위해 길을 나서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드니 빌뇌브 감독이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로 '그을린 사랑'은 '큰불', '격한 감정'이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

흔치 않은 비밀을 세상에 던지는 영화, 그을린 사랑은 엄마의 과거를 찾아가는 남매의 여정과 엄마의 과거 모습을 교차하며 보여주는데 과거의 시간 속에 엄마 나왈 마르완은 이념이 다른 적의 진영에 있는 와합을 사랑하는 대가로 인해 가문의 명예를 더럽힌 여자라는 불명예를 얻고 그녀의 남동생은 와합을 총으로 쏘아 살해한다.

나왈은 남동생으로부터 죽임을 당한 와합의 아들 니하드를 홀로 낳게 되고 불행의 씨앗이란 존재로 고아원에 위탁하게 되고 엄마 나왈은 아들의 발뒤꿈치에 문신으로 표식을 하며 나중에 자식을 꼭 찾을 것이라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가기 위해 위태로운 삶을 살아간다.

평범한 삶 대신 버려진 운명에 던져진 어린 니하드는 세상을 바라보는 강렬한 눈빛만큼이나 활화산처럼 세상을 살아가게 되는데 서로 다른 이념을 가진 난민과 기독교도들의 서로를 향한 증오와 앙갚음에 나왈과 니하드의 운명은 그렇게 내팽개쳐진다.

나왈은 아들 니하드를 구하기 위해 난민 고아원을 찾지만 폭격으로 고아원은 사라지고 니하드는 난민을 보호하는 세력에 의해 구출되면서 두 사람의 운명은 다시 엇갈리게 되는데 고아원에서 구출된 니하드는 상대를 죽이는 저격수에 이어 고문기술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아들을 만나지 못한 나왈은 자신의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집으로 되돌아가는데 돌아가는 버스에 무자비한 총격이 가해지고 총격을 가한 세력에게 자신이 기독교인임을 설명하고 겨우 목숨은 부지하지만 민간인들이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장면을 보고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시간은 흐르고 나왈은 죽었다고 생각하는 아들의 복수를 위해 니하드가 있는 고아원을 습격한 민병대 우두머리를 찾아 결국 그를 암살하게 되는데 그 대가로 그녀는 감옥에 수감되고 무시무시한 고문을 받게 된다.

죽음을 각오한 나왈은 감옥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잃지 않는데 모진 고문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늘 노래를 부르는 그녀는 ‘노래하는 여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다.

고문에 저항하며 노래를 그치지 않던 나왈은 여자로서 가장 치욕적이고 모진 마지막 고문을 아부 타렉(압델가포르 엘라지즈)으로부터 받게 되는데 그것은 고문 기술자가 여죄수를 강간하고 죄수가 아이를 낳게 되면 그 아이를 강물에 버리는 가장 잔인한 형태의 처분이다.

감방에서 강간을 당한 나왈의 배는 불러오고 열악한 환경에서 쌍둥이를 출산하게 되면 아이들은 강물에 버려질 위험에 처해지지만 노래 부르는 여인의 마음을 진정으로 안타까워한 간호사가 쌍둥이를 양육하는 위험을 선택하면서 아이들은 살아남게 된다.

나왈은 15년의 형이 끝나는 날 왈랏 샴세딘(모하메드 마드)의 도움으로 두 아이들을 데리고 캐나다로 떠나 아이들을 양육하며 남은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로부터 많은 세월이 흐른 어느 날 평범한 엄마로 살아가는 나왈은 수영장에서 발뒤꿈치에 세 개의 점을 가진 사람을 발견하게 되는데..., 나왈은 발뒤꿈치에 세 개의 점을 가진 자신의 아들 니하드를 찾아내고도 결국 그에게 자신이 엄마임을 밝히지 못한다.

아들 니하드를 찾아내고도 자신이 엄마임을 밝히지 못한 엄마 나왈의 비밀은 쌍둥이 남매 잔느와 시몽의 여정 속에서 하나씩 확인되는데 남매는 감옥에서 낳은 쌍둥이를 살려낸 간호사를 통해 엄마의 끔찍한 과거를 알게 된다.

남매는 엄마가 편지를 전해 달라고 한 손위 형제인 니하드와 자신들의 아버지를 찾기 위해 다시 여정을 시작하는데 수영장에서 아들을 만나고도 아들에게 정체를 밝히지 못한 엄마의 비밀이 남매의 여정이 끝나갈 무렵 영화에서 밝혀진다.

영화는 마치 흩어져 있는 퍼즐처럼 복잡하기만 하고 현재와 과거의 영상이 서로 교차하면서 영화는 마지막 에필로그를 향해 치닫는데 나왈은 죽음을 앞두고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한 비극적인 자신의 기구한 운명이 담긴 사연을 공증인에게 남기고 두 남매에게 형제와 아버지를 찾아내 편지를 전하라는 유언을 남기는 것으로 가족의 재회를 시도한 것이다.

두 남매의 긴 여정은 엄마가 남긴 형제와 아버지에게 남긴 두 통의 편지가 대상자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데 충격적이게도 두통의 편지는 수신인이 두 사람이 아닌 한사람에게로 전달된다.

니하드, 아부타렉, 발뒤꿈치 세 개의 문신, 저격수, 고문기술자, 수영장에서 만난 사람, 두 통의 편지, 한사람의 수신인, 그 모든 퍼즐을 완성하면서 영화는 마침내 하나의 완성된 그림으로 완결된다.

아들 니하드를 찾았음에도 아들을 아들이라 끌어안을 수 없었던 나왈의 아픔과 버림받아 고아원에서 성장해 저격수로 고문기술자로 삶을 살아온 그의 아들 니하드의 운명, 니하드가 성인이 되었을 때 불리던 그 어떤 이름, 결국 영화는 마지막에 그 끔직한 모든 비밀이 한꺼번에 밝혀지게 된다.

1+1은 2가 성립해야 하는데 1+1이 다시 1이 되어 버린 공식 앞에서 두 남매는 경악하게 되는데 남매는 형제와 아버지를 찾은 이후 엄마가 그들에게 남긴 편지를 읽게 된다.

엄마 나왈은 남매에게 니하드가 태어난 것은 위대한 사랑이었음을 전하고 죽은 남편과의 이루지 못한 사랑의 결실인 니하드를 위해 다시 가족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다리역할을 쌍둥이 남매에게 부탁했던 것이다.

뜨거운 엄마의 사랑을 보여준 인생영화!

엄마 나왈의 아프고 시린 사랑이 텅 빈 가슴 안으로 먹먹하게 파고든다.
[그을린 사랑(2010, 드니 빌뇌브)]


한국타임즈 권차열 기자 chadol999@hanmail.net        한국타임즈 권차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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