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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순호 구례군수 "수해 1년, 군민께 드리는 말씀"
2021. 08.24(화) 17:00확대축소
[김순호 구례군수]
[김순호 구례군수] 유래없던 수해가 구례를 덮친 지 이제 1년이 지났습니다. 수많은 군민과 향우, 자원봉사자와 국군장병, 각 기관들의 헌신으로 우리 구례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해의 상처는 여전히 깊게 남아있습니다. 수재민들의 사연은 절절하고 생활은 무겁습니다. 재난지원금, 수재의연금, 재해구호기금 등이 총 150억 원 규모로 지원되었으나 막대한 피해에 비하면 부족했습니다.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하는데, 그 출발선부터 빚이라는 족쇄를 지고 걸어가야 했습니다.

불안과 초조가 우리의 몸에 배였습니다. 큰 비가 오는 날이면 강가를 서성이며 뜬 눈으로 밤을 세웁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도 집을 지을 때는 혹여나 큰물이 들어올까 높은 기단을 세우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불편함을 감수합니다.

우리 구례군민들은 섬진강댐의 과다방류로 수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섬진강댐이 예년보다 6m나 높은 수위를 유지하고, 사전방류를 하지 않았으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든 보조여수로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섬진강 댐의 홍수조절용량은 전국 댐 평균의 40%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번 수해는 국가 시스템의 부족으로 인한 인재(人災)였습니다.

많은 비가 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이미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었고, 대비는 안일했습니다.

신속하고 실질적인 배상을 통한 일상회복과 재발방지가 우리에게 남은 과제입니다.

이제 우리 구례군민이 하나로 뭉쳐 이 과제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우리 군은 지난해 9월 전국에서 최초로 손해사정인단을 꾸리고 배상신청을 위한 민간피해액을 산정했습니다.

지난 7월 대책위와 함께 환경분쟁조정 신청지원단을 구성하고 8월2일 환경분쟁조정을 신청했습니다. 미처 접수를 못하신 분들도 추가로 신청하여 배상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이제 배상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 회복의 마지막 관문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끝까지 곁에서 돕겠습니다. 누구보다 많이 뛰어주고 계시는 대책본부와 대책위 관계자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후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기후변화의 속도는 인간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고,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인 기후재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향후 100년을 넘어 1000년을 대비해야합니다.

수자원학회는 이번 수해의 원인으로 ▲ 집중호우, 댐 운영관리 및 관련 제도 미흡 ▲ 댐·하천 연계 홍수관리 미비 ▲ 하천의 예방투자 및 정비부족 등을 꼽았습니다.

먼저 댐 운영 제도 개선이 가장 큰 과제입니다. 전문가들은 댐 관리 운영 목적을 이수에서 치수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섬진강댐은 관리 용량이 부족해 하류 지역 피해 발생 우려가 가장 큽니다. 홍수기제한수위를 기후변화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만큼 낮추고, 사전방류도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행이 올해 섬진강댐은 수위를 3m 가량 낮췄으며, 대피할 시간을 벌 수 있도록 댐 사전 방류예고제를 도입했습니다. 더욱 세심한 수계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섬진강유역환경청의 신설과 구례 유치를 지속적으로 건의하겠습니다.

주요 하천에 대한 일괄적인 정비도 필요합니다.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의 홍수방어기준은 최대 150년까지 차이가 나 취약지역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정부는 국가하천의 수위영향을 받는 지방하천들을 국가에서 일괄적으로 정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단순 복구를 넘어 유역단위 하천정비와 배수펌프장 설치, 토지보상 등을 종합적으로 담고 있는 '지구단위종합복구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시천 등 주요 지방하천의 제방 높이를 섬진강 제방 수준으로 높이고, 이에 따라 교량을 비롯한 각종 구조물들을 새로 설치할 것입니다.

안전에는 불편함도 따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과 후대를 위해 안전한 도시를 만들 책임이 있습니다.

뱃속의 새끼소를 지키기 위해 지붕 위에서 끝까지 버텼던 어미소의 헌신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할 때입니다.

군민 여러분, 정치인, 지도자분들의 협조를 구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부족한 점도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언제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한분 한분의 말씀을 소중히 듣겠습니다.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오로지 구례의 미래를 위하여 모두가 함께 노력하였으면 합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산적한 과업이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군민들의 저력을 봤습니다. 우리는 막대한 재해를 딛고 일어섰습니다.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서로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어주었습니다. 여전히 힘든 시간이지만, 우리 함께 힘냅시다.

우리는 수해의 상처를 반드시 극복할 것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주신 군민 여러분께 무한히 감사한 마음을 드리며, 앞으로도 힘을 하나로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한국타임즈 편집국 hktime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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