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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구례군 5급 승진 자리 마련 위한 조직개편 실체 해부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군정 운영 기대
·견제와 감시, 본분 다하는 의회 소망
2025. 06.24(화) 11:20확대축소
[정양조 전 구례군 문척면장]
[정양조 전 구례군 문척면장] 최근 구례군의회는 김순호 군수가 제출한 조직개편안을 부결시켰다. 해당 조례안의 핵심은 4개 부서를 신설하고 부서장인 과장급 5급 공무원 정원을 4명 늘리고, 동시에 6급 이하 하위직 공무원을 4명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신설부서는 대외정책협력담당관, 문화홍보실, 유통축산과, 지역활력과이다. 표면적으로는 4개 부서 신설에 따른 정원 조정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5급 승진 자리를 위한 조직개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행정조직은 피라미드형 구조로 운영된다. 5급 과장 1 명 아래에 3~4명 6급 팀장이 배치되고, 그 팀장 아래에 3~4명의 7급 이하 실무진들이 조직을 구성하는 형태다. 따라서 상위직을 증원할 경우 하위직은 피라미드형으로 함께 증원하는 것이 관행이자 합리적 인력 개편이다.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안은 하위직을 감축하면서 오히려 상위직만 늘리는 기형적 구조다. 5급 4명을 증원할 경우, 일반적으로 6급 이하 직원 60여 명의 증원이 뒤따르는 것이 상식이다.

군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일선 인력은 줄고, 결재만 하는 관리직만 늘어난 셈이다.

구례군이 입법 예고문에서 제시한 증원 사유는 다음과 같다.

① 민선 8기 군정목표 실현, ② 변화하는 행정환경에 대응, ③ 업무량 과다 조직 해소, ④ 정부의 인력재배치 방침에 적극 대응이다. 하지만 각 사유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첫째, 민선 8기 군정목표 실현을 위한 개편의 시점상 문제다.
민선 8기 출범이 이미 3년이 경과했고, 임기 종료를 1년 앞둔 시점에 이르러서야 조직을 개편하겠다는 것은 명분이 부족하다. 과연 군정목표 실현을 위해 지금 조직개편이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다. 더구나 민선 8기 목표 중 금번 조직개편과 직접 연결되는 농산물 유통사업, 대외협력, 홍보 강화와 같은 핵심정책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둘째, 변화하는 행정환경에 대응하기 위함이라는 논리도 지난 지난해 7월 조직개편 당시와 똑같은 이유다. 불과 1년 사이 어떤 환경 변화가 있었는지 긍금하다.

셋째, '업무량 과다'에 따른 부서 분리를 이유로 들었지만, 정작 군청 실과장 중 야근하고 초과근무한다는 이야기 들어 본 적 없다. 군청 실무자들에게 묻고 싶다. 업무가 가중된 소속 실과장이 있으면 답변해 주길 바란다.

넷째, 정부의 인력 재배치 방침에 따라 개편한다는 설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아직 이재명 정부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제시하지도 않았고, 국가적인 인력정책 기조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례군이 앞서 조직을 개편하려 함은 부적절하다. 만일 정부 방침을 명분으로 삼는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신재생에너지 확충, 기본소득 보장, AI 관련 분야의 인력이 보강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개편안에서 그런 흔적은 찾기 어렵다.

구례군은 2018년에 '퇴임 전 군수 인사 끝물 쇼'를 선보인 바 있다. 민선 6기말인 2018년 3월 구례군에서는 전라남도내 군단위 중에서 최초로 '국' 단위 조직을 신설했다. 전남 17개 군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구례군이 제일 먼저 국 단위 조직을 설치한 것이다.

그해 1월에 4급으로 승진한 2명의 직원은 승진 3개월 만에 명예퇴직했고, 기존 과장 2명이 4급 승진해 신설된 국장으로 임명됐다. 민선 4,5,6기 12년 군수 임기 종료 3개월을 앞두고 총 4명의 직원에게 5급 승진이라는 면류관을 선사했다.

당시 퇴임을 앞둔 군수는 도내 인구 최하위 구례군 현실을 왜면한 채, 법과 규정을 최대한 악용해 5급 승진권 4명을 행사하고 12년 권좌에서 물러났다.

금번 구례군 5급 4명 증원이 2018년 사례가 아니기를 기도 드린다. 오이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기 바란다.

5급 4명을 증원하고 구례군수가 얻게되는 이익을 화폐가치로 평가하면 얼마일까? 또한, 고위직 자리가 늘어나게 되면, 이에 따른 군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비용은 얼마나 더 늘어날까? 그것들이 매우 궁금하다.

금번 조직개편 부결에 대하여 김순호 구례군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직원들의 승진과 역량 발휘 기회가 제한되어 안타깝지만, 무엇보다도 군정발전과 군민 복리 증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가로 막혀 아쉬운 마음"이라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모 일간신문은 "이번 조직개편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인사적체 해소와 군정 효율성 제고를 위한 필수 조치이고, 의회의 부결은 명분 없는 정치적 판단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라고 행정당국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군수의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되묻고 싶다.
5급 과장 4명을 증원하면 과연 직원들의 역량이 더 잘 발휘되고, 군민의 복리 증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고 볼 수 있는가?

구례군이 타시군에 비하여 인사적체가 사실인지 살펴보자.
현재 구례군수는 지난해에는 5급 과장을 불법 공로연수 파견함에 따라 1심 행정소송에 패소하고 2심에 항소한 상태다. 본 소송에서 구례군수가 재판부에 제출한 준비서면 내용을 살펴보자.

본 준비서면에서는 구례군의 6→5급 승진은 10개 시군 중 4·5위 순위로 중간이고, 7→6급 승진은 10개 시군 중 3위로 타 시군보다 빠르게 승진한다. 부천시와 비교하면, 구례군은 6→5급은 6년, 7→6급은 6년, 5→4급은 3년 10월이나 빠르게 승진한다. 구례군의 승진이 적체되었다는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

다음은 '의회의 부결은 명분 없는 정치적 판단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라는 행정당국 관련자 발언의 인용 기사에 대해 살펴보자. 덧붙이자면 '의회의 부결이 정치적 판단'이라는 여부는 행정당국, 집행부나 언론사에서 판단할 사항이 아니고 군민들이 판단할 사항이다.

입법예고 시 군수가 제시한 조직개편 사유의 타당성, 민선 8기 임기 종료 1년을 앞두고 무더기로 4개 부서 신설과 5급 증원의 설득력, 상위직만 늘리고 실무를 담당할 하위직을 축소하는 비정상적인 정원 조정 등의 상황을 고려해 정치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건대, 군의회 부결이 정치적 결정이 아니고 퇴임을 목전에 앞두고 6급 이하 직원을 감축해 5급을 증원하는 구례군수의 의도가 더 정치적으로 보인다.

김순호 군수는 앞으로 남은 단 1년 만이라도 정상적인 군정을 위해 다음 사항을 준수하기 바란다.

· 5급 과장 1 명을 증원하려면, 6급이하 직원 11명 이상을 증원하라.
· 조직을 굳이 개편하려면, 신정부 공약에서 강조하는 재생에너지, 기본소득, AI 분야에 조직역량을 집중하라.
· 과장의 업무량이 과다하여 5급을 증원하려면, 과장들의 야근, 시간외 근무 시간을 체크하라.
· 그래도 5급을 증원하고 싶으면, 민선 9기 출범 이후에 하라.

다행히 이번 조직개편은 군의회에서 부결됐다. 차후에 군의회에서 요구하는 의회 내 홍보팀 신설과 5급 정원 확대가 집행부와 군의회 간의 물물 교류, 흥정 대상이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

금번 조례안 부결 과정에서 5급 2명 정도는 인정하자는 설이 제기됐다고 한다. 군의회에 충고한다. 5급 1명을 증원하는 조직이 설치되려면 6급 이하 11명이 증원돼야 한다.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 국회는 윤석열의 계엄을 해제해 오랜만에 밥값했다.
2025년 6월 17일. 구례군의회도 군의회 제 몫을 다 했다고 본다.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군정 운영을 김순호 군수에게 기대한다. 견제와 감시라는 본분을 다하는 구례군의회를 소망한다.

한국타임즈 편집국 hktime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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