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임즈

[기자수첩]광양시, 무늬만 저탄소 녹색성장

기업홍보 위해 녹지수목 및 가로수에 불빛 밝혀 저탄소 녹색성장 역행
2010. 01.20(수) 18:16

권차열 기자 / 연말연시 서민들 들어갈 돈도 많고 기분 낼 연휴도 많았으나 경제가 어려워 서민들은 죽어라 허리띠 동여매고 한 두푼 아끼느라 전기불이며 가스를 아끼며 살아간다.

그러나 광양시청 앞 사거리는 화려하다. 그것은 포스코와 광양시가 시민들에게 추운데 따듯한 겨울을 보내라는 의미의 형형색색의 조명등을 설치해 주었기 때문이다.

언제 부터인지 12월이 되면 1월말까지 구조물 또는 살아있는 나뭇가지에 조명을 설치하는게 시청이든 기업체든 홍보수단이 되는게 관례가 되었다. 과연 광양시와 관내 대기업의 이러한 홍보 수단은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확인해보았다.

첫째, 행정 절차상의 문제이다. 2009년 12월 초에 설치하여 점등된 광양시청 사거리의 홍보성 조명시설은 엄연한 시민 모두가 누려야할 공원녹지의 소나무 및 가로수에 조명등을 설치 하였다.

그러나 공원을 보호 관리하는 공원녹지사업소에는 협조사항 및 통보도 되지 않고 총무과 시정팀에서 포스코 및 광주은행과 협의하여 광양시의 로고를 넣고 기업체의 로고를 넣어 진행하였다.

시들어가고 있는 소나무에 칭칭 감겨 있는 전선

기자는 "개인이 소나무나 무궁화에 전선을 감아 공원녹지에 조명등을 설치하면 어떻게 되느냐?"라고 물었더니 광양시측에서는 “현재 가로수나 녹지대에 조명기구나 홍보물을 설치할 경우 신청서를 제출하여 승인서를 교부하는 방식의 허가 절차가 법규상 제정되지 않았으며, 공원녹지사업소에 협의한 사실이 없고, 우리시 가로수나 녹지내 수목의 생육에 과도한 피해가 우려되는 행위는 제재하여 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개인이 설치하면 수목의 생육에 과도한 피해 및 설치시 나무훼손이 우려되어 관리를 하고, 총무과 시정팀에서 설치한 조명은 관리 못하겠다 하는 답변으로 받아들여져 참 아이러니 하다.

둘째, 설치 및 관리의 비용부담이다. 광양시의 답변으로는 광양시청 사거리 및 광양읍 인동로타리(구조물)로 점등기간은 2009년 12월 2일부터 2010년 1월 31일(61일간)이고, 설치 주체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이며, 설치예산은 7천3백5십만원(시지원금 8백1십만원-경관 조명용 인입설비 공사비), 전기사용료는 전액을 시에서 부담하기로 되어 있다.

컨테이너 사거리에 설치된 광주은행에 대해선 답변이 없었으며, 기자뿐만 아니라 대부분 광양시민은 포스코 및 광주은행에서 모두 부담하여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왜 사기업 홍보하는 것에 공원녹지를 제공하고 지원금을 지급하며 전기사용료까지 시에서 부담하는지, 그저 광양시 로고 들어가는데 그렇게 비용을 들어야 하는지 의문이 짙다.

나무사랑 광양시라는 표시가 무색하게 나머지 나무가 전선에 커다란 조명기기에 버거워 하는것 같다.

셋째, 녹색성장 저탄소에 반함이다. 1,218m의 백운산, 212.3㎞의 섬진강, 세계로 발돋움하는 광양만의 품에 싸여 지리적으로 최고의 자연적 환경을 가지고 있는 광양, 그러나 현재 광양시를 비롯 인접 시군은 전국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좋지않은 곳으로 인식되어 있다.

현재 정부 및 지자체들은 요즘 저탄소 녹생 성장을 외치며 에너지 절약 및 대체 에너지 개발에 공무원의 인센티브 부여 등으로 독려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바람개비회사도 녹색산업이라 하며 녹색성장에 기여를 하고 있어 인센티브를 주라고 한다.

작년에 시행된 탄소포인트제에 광양시가 전남에서 최고의 참여율을 보였다고 한다. 시민과 기업에는 탄소포인트제로 녹색성장을 외치지만 정작 시민이 바라보는 눈은 녹색성장, 저탄소와는 거리가 먼 행정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 밤은 멀었는데 무궁화가지에 벌써 불꽃이 피었다.

나무는 심는것 보다 관리가 중요하다 하였다. 기자는 그 더운 여름에 공원녹지에서 가지치기, 풀베기 등의 공공근로 현장을 보았다. 그런 공원녹지나 가로수에 이런식으로 무궁화, 백일홍, 소나무에 전선을 감고 12시간씩 불빛을 밝히면 생육에 지장이 없냐고 물었더니 공원녹지과에서 답변하기를 "식물생태학적으로 영상 5도시 이하에서는 식물의 생육이 멈추어 크게 지장이 없다"고 했다.

광양은 따듯한 곳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육안으로 보고 상식적, 객관적으로 볼때 전선에 칭칭 감겨 12시간씩 불빛을 받는 나무가 정말 생육에 지장이 없다고는 보고 싶지 않다.

결론적으로 행정절차상, 설치 및 관리의 비용부담, 녹색성장 저탄소에 반한 이러한 일들을 광양시는 1994년부터 해마다 관례적으로 진행해 왔다. 그러나 국가정책이나 경제 상황을 고려해 기업의 이미지 홍보 및 광양시의 홍보 자체가 2010년 현재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는 부합되지 않은 것 같아 기자는 문제를 제기해 보았다.

모두들 힘들고 겨울철 전력수요가 여름철 수요를 초과하여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린 현재 광양시가 모범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바란다. 타지역 지자체들이 모두들 관례적으로 이러한 방법들로 지자체 홍보 및 기업홍보를 할 때 광양시 및 지역 대기업은 솔선수범 하여 아주 최소한으로 기존에 있는 구조물을 활용하며 남은 비용을 복지 및 어려운 이웃들에게 활용하는 방안을 선택하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타임즈 권차열 기자 chadol999@hanmail.net 한국타임즈 권차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