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임즈

선관위 테러…한나라당, 책임있는 자세 보여야
2011. 12.06(화) 03:21

한국타임즈 김호성 발행인
[한국타임즈 김호성 발행인]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인 공 모씨 등이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일에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사건이 연일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공 씨와 그의 친구 등 일당 4명은 구속된 상태이며, 흡사 한나라당은 패닉상태에 빠져든 듯 하다.

5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사이버 시대에 민주주의 근간을 파괴하는 국기문란 행위"라며 "사건의 성격과 규모, 막대한 자금 소요 등을 감안할 때 단순히 의원실 9급 비서의 소행이라는 경찰 발표에 국민들은 쉽게 수긍 안한다"고 강조하며, 이어 "경찰 수사가 몸통은 비호하고 꼬리 자르기 수사로 귀결될 경우 국정조사, 특검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이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회의서 김진표 원내대표도 사건을 주도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비서관이 제3의 인물과 통화했다는 경찰 수사를 언급하며 "한나라당은 사건을 기획한 몸통과 자금 제공자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단언컨대 선거부정을 목적으로 민주주의 근간을 뿌리 채 흔든 이번 사건은 그 내용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특히 이 사건 발표 후 보여준 한나라당의 무책임한 태도가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는 국민들에게 너무나 큰 실망감을 갖게 한다.

한나라당은 사건이 발표되자 "당이 직접 관계된 일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상관 없다"는 등 변명으로 일관하다가 사건 발표 후 이틀이 지나서야 홍준표 대표가 "비록 국회의원 9급 운전기사가 연루된 것이지만, 당으로선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한나라당 정보위원장 권영세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선관위 등 디도스 공격 건은 철저히 수사해서 누가 됐든 국기를 흔드는 범죄로 엄단해야 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도 "있을 수 없는 불법행위이며, 철저히 수사하고 엄벌해야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우리 헌법 제8조에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고 규정돼 있다. 물론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될 때'라는 규정은 신중하게 해석하는 게 옳겠지만, 이번 사건 수사 결과 한나라당의 연루가 확인될 경우, 한나라당은 문을 닫아야 될지도 모르는 커다란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중차대한 사건에 중요 당직자의 비서가 연루돼 있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먼저 철저한 자기 반성과 함께 국민 앞에 사죄했어야 한다. 또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정조사를 받겠다고 먼저 나서는 등 책임 있는 공당(公黨)의 자세를 보였어야 옳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한나라당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이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 요구에 나서자 마지못해 국조를 검토하겠다는 모습이다. 홍준표 대표를 비롯해서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최구식 의원이 고작 당직에서 물러난 게 전부다. 한나라당은 회피만 하지 말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적극적으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네티즌 사이에서 "지금 한나라당 제 정신 아닌 것 같다. 지금이 최대 위기인데 계속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를 뼈저리게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한국타임즈 김호성 기자 hskim0518@hanmail.net 한국타임즈 김호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