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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철수 신당 "야권내 땅 빼앗기 수준이어서는 안된다"
2013. 05.29(수) 10:55

[한국타임즈 김호성 대표이사/발행인, 담양신문 고문]
[한국타임즈 김호성 대표이사/발행인, 담양신문 고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둔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위한 잰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평소 '정당정치'를 강조해 온 고려대 최장집 명예교수를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 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으로 영입했고, 다음 달 21일에 창립 세미나를 가질 계획이다.

최장집 교수는 야권 성향의 정치학자로,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진보진영 내 대표적인 정당중심론자로 '제3의 정당' 필요성을 강조해왔고, 지난 22일 기자회견서도 "정당 창당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향후 '정책 네트워크 내일'은 대구·광주·부산 등을 돌면서 지역 세미나를 열 예정이어서, 정치권에서는 이미 신당 창당 행보로 보는 관점이 기정사실화 돼있다.

그동안 '새정치'의 실체가 애매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안 의원은 이제 신당 창당에 맞춰 정책이나 참여하는 인물 등 모든 면에서 기존 정치권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선보여야 할 상황이 됐다.

안 의원은 지난 18일 광주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형성된 기득권 정치체제를 청산해야 한다."며 "지금 우리 정치가 민주주의에 맞는 내용과 문화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대적 공생관계에 의한 기득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민주화 이후 한국정치를 지배해 온 이념 과잉과 배제의 정치는 진영정치라는 낡은 정치유물을 만들었다."며 진영 장막을 걷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가르기 정치나 반대를 위한 반대정치를 하지 않겠다고도 다짐했다.

안 의원은 또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 의제를 국민들 삶을 개선시키기 위한 전반적 구조개혁으로 바꿔야한다."며 "정치가 더 이상 개인 권력에 집착하지 말고, 공동체 미래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눈에 드러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들 삶의 문제, 질 좋은 성장, 교육, 복지, 의료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정치의 주체 세력 또한 넓고 다양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수 엘리트 중심의 정치가 아니라 다수 생활인, 즉 경제현장, 노동현장, 정치현장 등에서 전문성 쌓고 문제의식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는 생활정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익보다 공익을 추구할 수 있는 사람, 우리나라 구조개혁에 동참할 사람, 적대적 공생관계와 기득권 정치를 청산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필요한 때"라며 대의 민주주의는 국민 의사를 정확하고 바르게 대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제 그동안 비판에 시달려온 '새 정치'의 구체적인 알맹이를 내놓을 시점이 됐다. 경제민주화나 복지 정책 등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당연히 그 내용은 신선하고 독자적이며, 치밀하고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안철수 신당은 노동자와 소외계층 등 다양한 의견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그의 주 지지층이 무당파 중산층이라는 점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안 의원 자신이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듯이 어떤 세력들을 규합하고 어떤 정책 대안들을 내세우고 나설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내일'의 출범과 관련 "창당을 하던, 정치적 세력화를 하던 안철수 의원이 야권 분열의 단초를 제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의 독자 정치세력화를 두고 야권 내 땅 빼앗기, 새누리당의 어부지리 가능성 등 얘기가 나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철수 신당이 야권 내 영토 빼앗기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신당은 그간 주창해온 '새정치' 의미를 살릴 수 있으며, 한국의 정치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바꿀 수 있는 의미 있는 도전이 돼야 할 것이다.

한국타임즈 편집국 hktimes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