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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탈출구가 없는 나라 - 청와대 자유게시판 글에는...
2014. 04.30(수) 11:00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세월호 참사로 인해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날선 비판을 넘어 대통령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대통령이 정부와 국가의 최고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대통령 비판 글 중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당신이 대통령이어서는 안되는 이유' 글이 가장 대표적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목숨을 걸고 올린다'는 한 고등학생의 글 또한, "어쩌다 이 나라가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고등학생이 '목숨까지 걸어가며' 글을 올리는 실정이 돼버렸나"하는 탄식까지 나오게 한다.

한마디로 "탈출구가 없는 것 같다"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지도 모르겠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의원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했던 글도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국가가 아니다. 우리국민 한사람을 못 지켜낸 노무현 대통령은 자격이 없으니 난 용서할 수 없다." - 故 김선일 씨 알카에다 납치피살 때 박근혜 의원 -

국민 한사람을 못 지켜낸 전직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했던 현 대통령이 "수백명의 어린 아이들이 죽어가는 것을 방치해놓고 과연 자격이 있느냐"는 전 국민의 물음인 것이다.

아이들의 마지막 영상과 카톡을 보다가 울지 않는 사람이 없다. 국민 모두가 부모의 심정, 삼촌, 형과 오빠의 심정이 돼버렸다.

그 깜깜한 객실 방안에서 물이 차올라 올 때 아이들이 느꼈을 그 절망, 그 두려움, 그 몸서리쳐지는 고통을 떠올리며 숨을 헐떡거리게 된다. 그걸 본 국민들은 몇 날 몇 일째 악몽에 시달린다. 아이들에게 나무나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어떤 말로도 심정을 전할 길이 없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재산을 지켜주는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그 누구도 지켜주지 못하는 나라임을 서늘하게 알아버린, 대한민국의 수준이 겨우 이정도 밖에 되지 않았음을 알고서 비통하고 참담한 마음뿐인 것이다.

수많은 아이들이 "나오지 말라"는 그 방송만 믿고 갇혀 죽어버린 나라. 탈출구가 전혀 없는 그곳에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다가 스러져간 나라. 국민들은 외친다. "분노하라 대한민국."이라고.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한국타임즈 양준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